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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AL & NOBLE/영국

'왕세자비' 카밀라 파커볼스의 최애 티아라 <그레빌 티아라> | 영국 왕실 보석

마지막 업데이트: 2023. 7. 11

 

queen camilla
그레빌 티아라를 착용한 카밀라 파커볼스

영국 왕실 티아라인 <그레빌 티아라>는 젊은 로열들이 착용하기엔 다소 과하지만 중년 이상의 시니어 로열들이 착용하기엔 적당히 화려한 티아라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카밀라가 정말 자주 착용하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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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빌 티아라

티아라의 모양이 마치 벌집 모양 같아 부쉐론 허니콤 티아라라고도 불렸는데, 공식적인 이름은 그냥 단순한 <그레빌 티아라>입니다. 영국에서 손꼽히는 부자였던 그레빌 부인의 소유였기 때문에 그녀의 이름을 붙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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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빌 부인

그레빌 부인은 20세기 초 영국 사교계의 마당발이자 왕족들의 절친한 친구였으며,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엄청난 재력가이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화려한 보석 컬렉션은 당시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하죠. 그러나 재산을 물려줄 자녀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보석 컬렉션을 가까운 사이였던 퀸마더에게 남겼습니다. (퀸마더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엄마예요)

 

 

▼ 그레빌 부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퀸마더의 그레빌 보석 컬렉션 (1) - 막대한 부로 왕족을 끌어모았던, 마가렛 그레빌의 일생

2차 대전이 한창 중이던 1943년, MHG라는 이니셜이 새겨진 검은색 양철 트렁크가 버킹엄 궁전에 도착했습니다. 엘리자베스 왕비(퀸마더) 이름 앞으로 보내진 트렁크 안에는 위 사진 속 퀸마더가 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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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ara

 

퀸마더에게 남긴 보석 중 하나인 <그레빌 티아라>는 몇 번의 변화를 겪었는데, 원래 모양은 위 사진 속 티아라였습니다. 에드워드 7세의 대관식에서 착용할 새 보석이 필요했던 그레빌 부인이 부쉐론에 주문한 작품들 중 하나였죠. 부쉐론은 그레빌 부인이 소유했던 매듭 디자인의 티아라를 해체해 총 718개의 브릴리언트컷 다이아몬드와 484개의 로즈컷 다이아몬드를 새 보석 제작에 사용했다고 합니다.

 

1901년 완성된 서클렛 형태의 위 <그레빌 티아라>는 당시 유행했던 팔메트(palmette; 종려의 잎을 부채꼴로 편 것 같은 오리엔트 기원의 식물 문양) 모티프의 티아라였으며, 1919년에는 당시 유행에 따라 낮게 착용할 수 있도록 프레임을 확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초기 버전의 <그레빌 티아라>는 한물간 디자인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그레빌 부인은 티아라의 리세팅을 결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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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년, 파리 부쉐론의 수석 디자이너 뤼시앙 히르츠의해 리세팅된 위 <그레빌 티아라>는 러시아 코코쉬닉 스타일의 실루엣을 가진, 기하학적 디자인의 새롭고 현대적인 티아라였습니다. 이렇게 멋지게 리세팅된 티아라를 그레빌 부인은 자신이 딸처럼 생각한다고 공공연히 말하곤 했던 퀸마더에게 빌려주기도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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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방문한 퀸마더, 그레빌 부인이 빌려준 티아라와 귀걸이,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어요, 1938년

근데 방대한 보석 컬렉션으로 유명한 영국 왕실의 왕비가 왜 굳이 보석을 빌려야만 했을까요? 제가 추측하기론 퀸마더가 당시 왕비였음에도 불구하고 착용할 수 있는 보석이 그리 많지 않았던 걸로 보여요. 웅장한 크기를 가진 대부분의 티아라가 시어머니였던 메리 왕비 '개인'의 소유였거든요. 3박 4일 프랑스 방문 일정 동안 똑같은 티아라를 계속 착용하면 왕비로서 위엄이 떨어지니 매일 다른, 웅장한 크기의 티아라를 착용해 줘야 되는데,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퀸마더로서는 빌릴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퀸마더는 3번의 만찬 중에서 한번은 빅토리아 여왕이 퀸만이 착용할 수 있게 지정한 오리엔탈 서클렛을, 그다음은 코이누르 다이아몬드가 박힌 자신의 대관식 서클렛을 착용했고, 마지막 만찬에서는 그레빌 부인이 빌려준 <그레빌 티아라>를 착용했습니다. 근데 궁금한 게 왜 빌려야만 했을까요? 메리 왕비한테 빌려달라고 하면 되지 않았을까요? 아마 무슨 속사정이 있었을 거 같은데, 아쉽게도 아직까진 밝혀진 사실이 없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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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관람 중인 조지 6세와 퀸마더, 1948년

아무튼 1942년, 그레빌 부인은 퀸마더에게 <그레빌 티아라>를 포함한 그녀의 보석 컬렉션을 남겼습니다. '여왕의 다이아몬드'를 저술한 휴 로버츠<그레빌 티아라>를 '퀸마더가 그레빌 부인으로부터 물려받은 보석 중 가장 인상적이고 특이한 것들 중 하나'라고 묘사했죠. 퀸마더는 전쟁 중이었던 당시 상황과 여러 가지 이유(전후 긴축 정책 등)로 <그레빌 티아라>의 착용을 미루다 1947년, 남아프리카 투어 때 처음 티아라를 착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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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국빈 만찬에 참석한 퀸마더, 1950년

<그레빌 티아라>는 곧바로 화려한 걸 좋아하는 퀸마더의 최애 티아라가 되었지만, 높이가 살짝 아쉬웠나 봅니다ㅋㅋ 1953년, 퀸마더는 까르띠에에게 티아라의 높이를 높여달라고 요청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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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빌 티아라 재디자인 전후 사진

까르띠에는 평평했던 상단부에 퀸마더가 남아공에서 선물 받은 마퀴즈컷 다이아몬드와 1949년 해체된 퀸마더의 브로치에서 가져온 4개의 라운드 브릴리언트컷 다이아몬드를 추가해 현재의 화려한 모습으로 완성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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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마더가 남아공에서 선물 받은 8.55캐럿의 마퀴즈컷 다이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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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마퀴즈컷 다이아몬드 추가한 부분  (우) 라운드 브릴리언트컷 다이아몬드 추가한 부분

까르띠에가 추가한 다이아몬드와 원래 있던 다이아몬드의 차이가 보이시나요?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부쉐론의 다이아몬드들은 테두리가 밀그레인 기법으로 섬세한 세공이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까르띠에가 추가한 다이아몬드는 밀그레인 장식을 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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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마더, 1954년

퀸마더는 더욱 화려해진 <그레빌 티아라>를 엄~청 좋아했습니다. 말년까지 쭉 착용했던 2개의 티아라 중 하나였어요! (나머지 하나는 딸에게 기어코 안 넘긴 오리엔탈 서클렛 티아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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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 콘서트에서 퀸마더, 196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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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마더의 75번째 생일 기념사진, 1975년

퀸마더는 그레빌 부인의 유증을 조용히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레빌 티아라>에 대한 출처는 항상 미스터리였다고 합니다. 80년대 보석 역사가들은 <그레빌 티아라>가 에드워드 7세가 선물 받은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영국 왕실을 위해 만들어진 마지막 웅장한 티아라'라고 주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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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여왕의 생일 연회에서 퀸마더, 1986년

그러나 시간이 흘러 퀸마더는 그레빌 유증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1997년, 한 전시회에 <그레빌 티아라>를 포함한 개인 보석들을 대여해 주었는데, 이때 <그레빌 티아라>가 그레빌 부인이 남긴 보석 중 하나였다는 정확한 사실이 대중들에게 알려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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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마더, 1995년경

2002년, 퀸마더가 101세를 일기로 타계하면서 <그레빌 티아라>를 포함한 그녀의 보석 컬렉션은 딸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상속되었습니다. <그레빌 티아라>는 여왕에 의해 착용된 적은 없지만, 대신 2005년 왕실에 새로 입성한 한 인물에게 장기 대여 형식으로 선물되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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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GM 만찬에 참석한 카밀라, 2007년

선물의 주인공은 바로 존버의 아이콘, 카밀라 파커볼스였죠. (참고로 사진 속 목걸이도 그레빌 부인 컬렉션이에요) 엘리자베스 여왕은 카밀라에게 총 3개의 티아라를 대여했는데, 압도적으로 <그레빌 티아라>의 착용 빈도수가 높습니다. 아마 여왕이 빌려준 다른 티아라들보다 <그레빌 티아라>가 비교적 가벼우면서도 왕세자비에게 적합한 웅장한 사이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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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연회에 참석한 카밀라, 2013년

여기서 신기한 건 <그레빌 티아라>의 원소유자였던 그레빌 부인의 대녀들이 바로 카밀라의 엄마 로잘린드 큐빗과 외할머니 소니아 케펠이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카밀라의 외증조할머니는 찰스 3세의 고조할아버지인 에드워드 7세의 정부, 앨리스 케펠이었죠. 그레빌 부인이 앨리스 케펠과 친구 사이라서 딸과 손녀의 대모가 되었고, 나중에 유산도 일부분 물려주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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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연회에 참석한 카밀라, 2017년

그레빌 부인이 아끼던 대녀의 딸인 카밀라가 <그레빌 티아라>를 착용하는 건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거 같아요..!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 사실을 알고 선물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카밀라가 각종 화이트 타이 행사에서 <그레빌 티아라>를 자주 착용하는 걸 보면 카밀라도 이 티아라가 자신에게 정말 잘 어울리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듯한데,,😂 나중에 왕비가 돼서 선택할 수 있는 티아라의 폭이 넓어진 이후에도 계속 <그레빌 티아라>를 애용할지는 지켜봐야 되겠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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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2023년, 찰스 3세와 카밀라는 즉위 후 첫 해외 방문 일정으로 독일을 찾았습니다. 왕비가 된 카밀라가 첫 해외 국빈 만찬에서 어떤 티아라를 착용할까 궁금했는데요. 카밀라는 그녀에게 너무나 익숙한 <그레빌 티아라>를 선택했습니다. 카밀라의 바람머리에 가장 적합한 티아라죠ㅋㅋㅋ 케이트 취향은 전혀 아니라서 아마 카밀라 사후에는 보기 힘들 걸로 예상됩니다^_ㅠ..

 


 

𝑮𝒓𝒆𝒗𝒊𝒍𝒍𝒆 𝑻𝒊𝒂𝒓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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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빌 티아라>의 소유자

1. 데임 마가렛 그레빌

2. 엘리자베스 왕비, 퀸마더 (1942년 상속)

3. 엘리자베스 2세 (2002년 상속)

4. 찰스 3세 (2022년 상속)

 

📌

<그레빌 티아라>의 착용자

 

tiara

1. 엘리자베스 왕비, 퀸마더

2. 카밀라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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