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개인적으로 엄청 좋아하는 티아라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위 티아라는 현재 프레데릭스보르 여백작 알렉산드라가 소유하고 있는데, 알렉산드라는 덴마크 왕실의 전 왕자비에요. 최근 덴마크 마르그레테 여왕이 손자이자 알렉산드라의 자녀인 니콜라이와 펠릭스의 왕자 지위를 박탈할 것이라고 발표해서 꽤 시끄러웠죠ㅋㅋ 관련 사건은 글 말미에 다뤄볼게요~
위 티아라는 <알렉산드리네 다이아몬드 드롭 티아라>라고 불리는데, 원래 덴마크 왕실의 소유였습니다. 그러나 마르그레테 여왕의 실수(?)로 왕실을 벗어나 알렉산드라 개인의 소유가 되어버렸죠.
<알렉산드리네 다이아몬드 드롭 티아라>는 다이아몬드 드롭이 이중 아치에 달려있는, 독창적인 디자인의 티아라입니다. 움직일 때마다 다이아몬드 드롭들이 조그맣게 흔들리는 게 정말 매력적이죠. 티아라의 기원은 밝혀진 게 없지만, 1912년 덴마크 왕비가 된 알렉산드리네를 위해 파리에서 제작되었다는 말이 있어요. 하지만 추측일 뿐이에요.
덴마크 왕실 보석 관련해서 저술활동을 한 옌센은 <알렉산드리네 다이아몬드 드롭 티아라>가 19세기 말쯤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마 알렉산드리네의 18번째 생일을 위해 그녀의 어머니인 아나스타샤 여대공(니콜라이 1세의 손녀)이 선물로 준 티아라일 거라고 주장했죠. 그러나 이것 역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알렉산드리네 왕비가 어떤 루트로 티아라를 소유하게 되었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았습니다.
1935년 알렉산드리네 왕비는 아들 프레데리크 왕세자의 결혼식에 참석한 오촌 조카 예브게니아 공주에게 자신의 <다이아몬드 드롭 티아라>를 빌려주었고, 결혼식 기념사진에서 티아라를 착용한 공주의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예브게니아 공주는 그리스 요르요스 1세의 손녀로, 요르요스 왕자와 마리 보나파르트의 딸이에요) 오촌 조카에게 서슴없이 빌려준 걸 보면 <다이아몬드 드롭 티아라>는 알렉산드리네 왕비가 아끼는 티아라는 아닌듯해요.
1952년 알렉산드리네 왕비 사후 티아라는 아들 프레데리크 9세가 물려받았고, 6년 후 왕은 장녀이자 후계자인 딸 마르그레테에게 18살 생일 선물로 어머니의 티아라를 주었습니다.
<알렉산드리네 다이아몬드 드롭 티아라>는 마르그레테 왕세녀의 첫 티아라였고, 아직 자신만의 티아라 컬렉션이 없었던 왕세녀에겐 아주 의미 있는 선물이었습니다. 그녀는 할머니의 티아라를 자주 착용했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선택할 수 있는 티아라의 폭은 넓어지기 때문에 많은 왕세녀, 세자비들이 그랬듯이 마르그레테의 <다이아몬드 드롭 티아라> 착용 빈도도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ㅠㅠ...
1972년, 마르그레테는 여왕으로 즉위했고, <다이아몬드 드롭 티아라>는 여왕의 위엄을 보여주기엔 다소 작은 사이즈의 티아라였습니다. 여왕보다는 공주에게 좀 더 적합한 티아라라고 여겨졌죠.
마르그레테 여왕은 아주 가끔 착용하던 <다이아몬드 드롭 티아라>를 1995년 차남 요아킴 왕자와 결혼하는 알렉산드라에게 결혼 선물로 주었습니다. 보통 선물로 왕실 보석을 줄 때 종신 대여 형식으로 주는데 여왕은 대여가 아닌 개인적인 선물로 줬더라고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여왕의 첫 며느리라서 예뻐했나? 싶어요.
알렉산드라는 <알렉산드리네 다이아몬드 드롭 티아라>를 자신의 웨딩 티아라로 선택했는데, 부풀려진 앞머리 때문에 티아라가 잘 안 보여요...
알렉산드라는 쿼터 혼혈로 홍콩에서 잘나가는 금융인이었는데, 보수적인 왕실로 시집와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해요. 그래도 엘리트 출신답게 단기간에 덴마크어를 습득, 공무도 열심히 해서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1999년 알렉산드라가 낳은 아들 니콜라이는 마르그레테 여왕의 첫 손주이기도 했어요.
당시 여왕의 장남인 프레데리크 왕세자가 미혼이었기 때문에 여왕의 첫 며느리였던 알렉산드라는 각종 공무를 도맡아 했습니다.
2004년 프레데리크 왕세자와 메리가 결혼하면서 알렉산드라는 더 이상 왕실의 유일한 왕자비가 아니었죠. 알렉산드라는 방계이기 때문에 직계에 비해 받는 교부금이 현저히 적었는데 금융인 출신답게 나름 살림을 잘 꾸려나갔다고 해요. 하지만 남편 요아킴 왕자가 밖으로 싸돌아다니면서 그녀를 힘들게 만들었죠.
결국 알렉산드라와 요아킴 왕자는 2005년 이혼을 했고, 이는 덴마크 왕실에서 150년 만에 나온 이혼 케이스였습니다. 마르그레테 여왕은 이혼한 알렉산드라가 프린세스 지위와 방계 전하 호칭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프레데릭스보르 백작 작위까지 수여해 주었습니다. 아마 유책 사유가 아들 요아킴 왕자에게 있었고, 알렉산드라가 10년 동안 고생한 것을 잘 알았기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아요. 티아라 역시 개인적인 선물이었기 때문에 계속 알렉산드라가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여담인데 알렉산드라는 요아킴 왕자가 가지고 있던 성을 팔아야 할 정도로 위자료도 엄청 받았다고 해요ㅋㅋㅋ
이혼한 후에도 알렉산드라는 종종 왕실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알렉산드라는 2007년 재혼하면서 프린세스 지위를 잃었어요. (이혼 전 합의한 사항이에요) 하지만 2015년 다시 이혼했죠.. 그녀의 전 남편인 요아킴 왕자도 2008년 프랑스 출신 마리라는 여성과 재혼했는데요. 재밌는 게 마르그레테 여왕이 마리에게는 티아라를 선물이 아닌 대여 형식으로 주었더라고요ㅋㅋㅋ
보통 왕실 소유 보석을 선물로 줄 때 대여 형식으로 주기 때문에 소유자가 이혼하거나 사망할 경우 보석을 다시 왕실로 돌려받을 수 있어요. 근데 아예 개인적인 선물로 줘버리면 돌려받을 방법이 없죠.
마르그레테 여왕은 알렉산드라 이후 왕세자와 결혼한 메리에겐 아예 티아라를 새로 사줬고, 요아킴 왕자와 재혼하는 마리에게는 티아라를 대여 형식으로 선물했습니다. 아마 알렉산드라의 티아라 일로 교훈을 얻은듯해요ㅋㅋ <알렉산드리네 다이아몬드 드롭 티아라>는 어느 정도 역사가 있는 티아라인데 덜컥 선물로 준게 아직도 이해가 안가요^^;
그녀의 두 아들 니콜라이와 펠릭스는 둘 다 군대 갔다가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해버렸고, 지금은 모델 일을 하고 있어요. 아들들은 전남편 닮아 머릿속이 꽃밭인 스타일 같더라고요..
올해 마르그레테 여왕의 즉위 50주년을 축하하는 축하 연회가 열렸고, 전 며느리인 알렉산드라도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여왕은 차남 요아킴 왕자 자녀들의 왕자, 공주 지위를 박탈할 예정이라는 충격적인 발표를 하였습니다. 왕실 측은 여왕의 손주들이 왕족의 의무에 제한받지 않고, 평범한 삶을 살게 하려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하였죠.
다른 왕실들도 점점 왕족 규모를 줄이고 있는 추세이고, 마르그레테 여왕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얼마 안 남은 자신의 재위 기간 동안 방계를 정리해야겠다는 결심을 내린 것 같아요. 왕세자가 즉위해서 정리하기엔 동생을 공격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녀의 선에서 정리해야만 했죠.
요아킴 왕자는 알렉산드라와의 사이에서 니콜라이와 펠릭스, 마리와의 사이에서 헨리크와 아테나, 총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 이들 모두 내년부터는 더 이상 왕자, 공주가 아닌 몽페자 백작이란 격하된 호칭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알렉산드라는 여왕의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며 "왜 아이들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박탈당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반발했습니다. 마리와 요아킴 왕자 또한 닷새 전에 통보를 받았다며 아이들이 느낄 혼란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서운함을 토로했죠.
여왕의 결정이 차남 가족과 협의가 없는 상태에서 내린 일방적인 통보인 게 밝혀지자 논란이 되었는데요. 마르그레테 여왕은 "왕실의 모습을 시대에 맞춰 유지하는 것이 여왕으로서의 나의 의무이다. 이는 곧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말과 같다"라고 말하며 결정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결정이 아들의 가족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고 유감을 표명했죠.
알렉산드라 입장에서는 조금 서운할 듯해요.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에서 방계 왕자비로 쥐꼬리만한 돈 받으면서 온갖 공무를 도맡아 했는데 결국 아들들이 지위를 박탈당해버렸으니까요. 이번 사태를 보면 여왕이 정말 냉정한 성격 같은데 알렉산드라한테는 그래도 많이 너그러웠던 거 같아요. 티아라도 주고, 작위나 호칭을 유지하게 해준 걸 보면요. <알렉산드리네 다이아몬드 드롭 티아라>는 아마 그녀의 아들들 중 한 명이 물려받겠죠? 경매로 팔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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𝑨𝒍𝒆𝒙𝒂𝒏𝒅𝒓𝒊𝒏𝒆 𝑫𝒊𝒂𝒎𝒐𝒏𝒅 𝑫𝒓𝒐𝒑 𝑻𝒊𝒂𝒓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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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리네 다이아몬드 드롭 티아라>의 소유자
1. 알렉산드리네 왕비
2. 프레데리크 9세/잉리드 왕비 (1952년 상속)
3. 마르그레테 여왕 (1958년 선물)
4. 프레데릭스보르 여백작 알렉산드라 (1995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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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리네 다이아몬드 드롭 티아라>의 착용자 (소유자 제외)
1. 그리스 예브게니아 공주 (1935년 프레데리크 9세 결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