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열린 시상식을 위해 왕실 금고에서 특별한 초커를 빌린 영국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 위 <에메랄드 초커>는 케이트에 의해 무려 25년 만에 착용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전 마지막 착용자가 바로 영국 왕실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인물이자 케이트의 시어머니인 다이애나 비였죠.
초커를 좋아하지 않았던 엘리자베스 여왕과는 달리 다이애나는 초커를 자주 착용하면서 초커 러버의 면모를 보여주었는데요. 케이트가 착용한 <에메랄드 초커> 역시 다이애나가 좋아했던 초커였습니다.
초커에는 카보숑 에메랄드와 다이아몬드가 세팅돼 있으며, 디자인은 1910~30년대 유행했던 전형적인 아르데코 풍을 따르고 있습니다. <에메랄드 초커>는 원래 영국 메리 왕비의 소유였는데, 초커를 물려받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다이애나에게 결혼 선물로 주면서 다이애나의 소유가 되었죠. (메리 왕비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할머니예요!)
초커는 원소유주 메리 왕비의 이름을 따 <메리 왕비의 아르데코 에메랄드 초커>라고 불리지만, 메리 왕비가 처음 이 보석을 취득할 당시에는 초커가 아닌 목걸이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1911년 메리 왕비는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를 첫 방문했고, 파티알라의 마하라니(군주의 아내)는 인도의 여성들이란 위원회를 대신해 그녀에게 16개의 카보숑 에메랄드가 세팅된 목걸이를 선물했습니다. 선물이 마음에 들었던 메리 왕비는 델리 더르바르(인도 황제 대관식)에서 선물 받은 에메랄드 목걸이를 착용했죠(위 사진).
메리 왕비는 목걸이에 드롭 에메랄드를 하나 달기도 하고(왼쪽 사진), 드롭 에메랄드를 떼어내 줄을 조금 줄여서 좀 더 초커와 비슷하게 착용하기도 했습니다(오른쪽 사진). 1921년 메리 왕비는 왕실 보석상 가라드에게 에메랄드 목걸이를 당시 유행했던 아르데코 스타일의 초커로 바꿔달라고 의뢰했고,
가라드는 기존 목걸이에 있던 다이아몬드와 14개의 카보숑 에메랄드를 사용해 <에메랄드 초커>를 제작했습니다. <에메랄드 초커>는 목걸이를 여러 개씩 레이어드하는 걸 좋아했던 메리 왕비의 취향에 잘 맞았죠. 1953년 메리 왕비 사후 손녀 엘리자베스 여왕이 초커를 물려받았지만 여왕이 공개적으로 착용한 적은 없고, 1981년 찰스 왕세자와 결혼하는 다이애나에게 결혼 선물로 주었습니다.
다이애나는 1982년 바비칸에서 열린 자선 콘서트에서 <에메랄드 초커>를 처음 착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날이 <에메랄드 초커>의 상징적인 순간은 아니었는데요.
1985년 호주 투어 중 다이애나는 남편 찰스 왕세자와 함께 참석한 갈라 디너에서 <에메랄드 초커>를 독특하게 방도로 착용했고, 사람들은 역사적인 보석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표현한 다이애나에 대해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에메랄드 초커>는 다이애나의 창의적이고 상징적인 패션 순간들 중 하나가 되었죠.
카더라긴 하지만ㅋㅋ.. 엘리자베스 여왕은 다이애나가 <에메랄드 초커>를 방도로 착용한 것에 대해 언짢아 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다이애나는 이후 <에메랄드 초커>를 다시는 방도로 착용하지 않았답니다. 근데 다른 보석으로 방도 자체는 종종 했어요ㅎ
다이애나는 <에메랄드 초커>를 거의 대부분 위 에메랄드 귀걸이와 함께 매치했는데, 귀걸이는 1983년 찰스 왕세자가 다이애나에게 준 생일 선물입니다.
<에메랄드 초커>를 착용한 다이애나의 모습은 1997년 그녀의 36번째 생일날 마지막으로 보였고, 두 달 후 다이애나는 비극적인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후 <에메랄드 초커>는 다시 영국 왕실 금고로 돌아왔죠. 초커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결혼 선물인데 왜 반환해야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거예요??
왕실이 보석을 다시 가져간 이유는 lifetime loan 시스템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종신 대여만 가능하다는 건데 왕실 보석을 선물로 받으면 계속 그 보석을 소유할 수 있지만 사망하면 다시 돌려줘야 되는 것이죠. 하지만 다이애나가 사적으로 받았거나 구매한 보석들은 윌리엄과 해리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왕실로 반환된 <에메랄드 초커>는 이후 다른 보석들과 함께 버킹엄 궁전에서 전시되기도 했지만, 한동안 착용자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2022년 케이트 미들턴과 윌리엄 왕세자는 어스샷 시상식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어스샷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윌리엄이 설립한 국제 환경상인데요. 지속가능성이란 시상식 주제에 맞게 이날 참석한 게스트들은 특별히 시상식을 위해 새 옷을 사지 말 것을 요청받았다고 합니다. 케이트 또한 렌탈 플랫폼에서 오프숄더의 밝은 녹색 드레스를 빌려 입었는데, 색이 너무 형광 초록이라서.. 약간 크로마키 스크린 같네요😂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케이트가 착용한 초커였습니다. 그녀는 다이애나가 생전에 자주 착용했던 <에메랄드 초커>를 선택했죠. 케이트 자체가 화려한 걸 안 좋아하기도 하고, 왕실 보석도 잘 안 빌리는데, 이날 이렇게 역사적인 보석으로 힘줄 거 같긴 했어요😏 엘리자베스 여왕의 사망 이후 첫 해외 방문에다가 이때쯤에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예고편이 공개됐거든요. 또 마침 영국 왕실의 고위 인사가 인종차별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고요. 케이트에게 쏟아질 스포트라이트는 당연한 수순이었는데, 영리하게 다이애나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에메랄드 초커>를 착용했죠.
역시 예상대로 몇십 년 동안 보이지 않았던 다이애나의 보석을 착용한 케이트에 대해 호의적인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근데 바로 다음날에 모습을 드러낸 메건 마클도 다이애나의 반지를 착용했더라고요.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누가 진정한 다이애나의 후계자인가 대결하는 것 같기도 하고...ㅋㅋㅋㅋ 보석 덕후로서 다이애나 보석 자주 착용해주면 땡큐죠 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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𝑸𝒖𝒆𝒆𝒏 𝑴𝒂𝒓𝒚’𝒔 𝑨𝒓𝒕 𝑫𝒆𝒄𝒐 𝑬𝒎𝒆𝒓𝒂𝒍𝒅 𝑪𝒉𝒐𝒌𝒆𝒓
<메리 왕비의 아르데코 에메랄드 초커>의 소유자
1. 메리 왕비
2. 엘리자베스 2세 (1953년 상속)
3. 찰스 3세 (2022년 상속)
<메리 왕비의 아르데코 에메랄드 초커>의 착용자

1. 메리 왕비
2. 다이애나 스펜서, 웨일스 공비
3. 케이트 미들턴, 웨일스 공비